
거시경제학이란?
경제학은 크게 미시와 거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미시경제학이 한 개인이나 기업의 행동을 들여다보는 학문이라면, 거시경제학은 국가 전체의 흐름을 보는 학문이에요. 쉽게 말하면 ‘나무’가 아니라 ‘숲 전체’를 보는 셈이죠. 그래서 거시경제학은 국민소득, 물가, 실업률, 환율, 무역수지처럼 나라 전체 경제를 보여주는 지표들을 분석합니다. 뉴스에서 “이번 달 물가가 작년보다 3% 올랐다” 혹은 “실업률이 상승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이건 전부 거시경제학의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의 순환 구조
경제는 여러 주체가 서로 얽히면서 돌아갑니다. 가장 기본적인 모델은 가계와 기업 두 축입니다. 가계는 노동이나 토지 같은 생산요소를 제공하고, 기업은 이를 활용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듭니다. 가계는 임금이나 이자를 받고, 다시 그 돈으로 물건을 사죠. 이 흐름을 ‘국민경제순환모형’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정부와 해외가 들어오면 그림이 더 복잡해집니다. 정부는 세금을 걷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는 수출과 수입을 통해 돈이 드나듭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 저축, 투자, 무역수지 등이 계산되고, 이를 통해 국민소득을 측정할 수 있는 거죠.
저축과 투자의 관계도 흥미롭습니다. 가계가 저축을 늘리면 당장은 소비가 줄어 경제 활동이 위축됩니다. 이를 ‘누출(leakage)’이라고 불러요. 반대로 투자가 이루어지면 생산과 소비가 활발해지고 경제가 살아나는데, 이를 ‘주입(injection)’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저축과 투자라는 두 축이 경제의 순환을 움직이는 중요한 동력이 됩니다.
국내총생산(GDP)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가장 널리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GDP, 즉 국내총생산입니다. 일정 기간 동안 국내에서 새로 만들어진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합친 거예요. GDP를 계산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생산접근방법은 실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합산하는 방식입니다.
둘째, 분배접근방법은 임금, 이자, 이윤 등 경제 주체가 받은 소득을 모두 합하는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가계소비 C, 저축 S, 세금 T를 합하면 GDP가 됩니다. 즉, Y = C + S + T 라고 표현할 수 있죠.
셋째, 지출접근방법은 소비 C, 투자 I, 정부지출 G, 순수출 NX를 합하는 방식으로, 가장 흔히 사용됩니다. 여기서는 Y = C + I + G + NX 라고 정리됩니다.
명목 GDP와 실질 GDP
GDP를 계산할 때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명목 GDP는 그해 시장 가격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하지만 물가가 오르면 생산량이 늘지 않았는데도 GDP가 커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물가 영향을 제외한 실질 GDP라는 지표가 필요합니다. 기준연도의 가격으로 계산해 경제 성장률을 비교할 때 쓰이는 것이 바로 실질 GDP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실질 GDP가 작년보다 2% 성장했다”라는 표현은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니라 실제 생산 활동이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인플레이션
거시경제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 인플레이션입니다. 쉽게 말해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현상이에요. 라면 한 봉지가 작년에 800원이었는데 올해 1,200원이 되었다면, 생활비가 늘어나고 체감 경기도 위축됩니다. 인플레이션은 가계의 지출 부담을 키우고, 경제 구조에 왜곡을 가져오기 때문에 항상 주요한 분석 대상입니다.
거시경제학의 두 가지 시각
거시경제학은 크게 고전학파와 케인즈학파로 나뉩니다.
• 고전학파는 “시장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 스스로 균형을 찾는다”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정부의 개입은 오히려 왜곡을 만든다고 보죠. 이런 생각은 나중에 통화주의 학파와 새 고전학파로 이어졌습니다. 밀턴 프리드먼이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인 현상”이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 케인즈학파는 반대로, 시장은 불안정하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단순히 시장 자율에 맡겨서는 불황을 극복할 수 없다는 현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죠. 그래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총수요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후 새케인즈학파는 여기에 미시적 기초를 더해 이론을 발전시켰습니다.
다양한 학파의 흐름
거시경제학은 이후 여러 갈래로 나뉘며 발전했습니다. 신고전주의는 케인즈 이전에 자리 잡았고, 오늘날 시카고학파나 주류 경제학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새 고전학파는 합리적 기대 이론을 내세우며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했고, 새케인즈학파는 불완전한 시장을 인정하며 정부 역할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또 포스트케인즈 학파는 불확실성과 역사적 과정을 중시하며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실업과 경기변동
거시경제학에서 또 중요한 주제는 실업과 경기변동입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가 많아지지만, 불황기에는 반대로 고용이 줄어 실업률이 올라갑니다. 이를 경기변동이라고 부르며, 확장과 수축이 반복되는 파도 같은 흐름이 특징이에요.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처럼 예기치 못한 충격이 오면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고, 정부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재정지출 확대나 금리 인하 같은 정책을 펼칩니다. 이런 과정은 모두 거시경제학의 분석 대상입니다. 실업률 변화는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가계 소득, 소비 여력, 나아가 사회 안정과 직결되기 때문에, 학문적 의미를 넘어 현실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표로 다뤄집니다.
마무리
정리하자면, 거시경제학은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맞닿아 있는 실용적인 도구입니다. 물가가 오를 때 왜 지갑이 얇아지는지, 환율이 변하면 해외여행 경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경기 침체가 오면 왜 일자리가 줄어드는지 모두 설명해 주죠. 결국 거시경제학은 거대한 숫자와 그래프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직결된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경제 뉴스를 볼 때 오늘 배운 개념을 떠올리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개인적인 경제생활에도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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