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는 여전히 세계 금융의 중심에 있다.
하지만 달러가 항상 미국 안에서만 쓰인 것은 아니다.
1960년대 냉전 시기, 미국 밖 — 특히 유럽의 은행들이
미국 달러를 대규모로 예치·운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유로달러(Eurodollar)’, 즉 미국 시장 밖의 달러다.
💵 유로달러의 탄생과 의미
유로달러는 미국 금융규제 밖에서 운용되는 달러 예금이다.
당시 미국 정부는 자본 이동을 제한하고,
국내 은행의 예금금리에 상한선을 두는 Q규제(Regulation Q) 를 시행하고 있었다.
이에 유럽의 은행들은 이러한 규제를 받지 않고
미국 외부에서 달러 예금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생겨난 시장이 바로 오프쇼어 달러 시장,
즉 ‘미국 밖에서 유통되는 달러 시장’이다.
유로달러의 핵심은 미국 은행 시스템을 벗어났다는 뜻이 아니라,
‘미국 영토와 규제 체계 밖에 존재하는 달러’ 라는 점이다.
이 시스템은 달러의 신뢰를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통제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국제 무역, 대출, 투자에서
가장 효율적인 결제 통화로 자리 잡았다.
결국 유로달러는 달러 패권을 약화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달러의 글로벌 영향력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킨 제도적 발명품이었다.
🪙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시대의 유로달러
60년 전 유로달러가 ‘오프쇼어 달러’였다면,
오늘날 그 자리를 잇는 것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상에서 1달러 가치에 고정된 디지털 달러 토큰이다.
대표적으로 USDT(테더), USDC(서클), DAI(메이커다오) 가 있다.
이 코인들은 실제 달러나 달러 자산(현금·미국 국채 등)을 담보로 발행되며,
언제든 1달러로 교환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즉, 유로달러가 “미국 금융규제 밖에서 유통된 달러”였다면,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없이, 블록체인 위에서 유통되는 달러” 다.
유로달러가 오프라인에서 규제를 우회한 달러였다면,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공간에서 규제를 우회한 달러로 볼 수 있다.
둘 다 본질적으로 “달러의 경계를 확장시킨 구조”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 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가?
신흥국이나 통화가 불안정한 국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비공식 달러 대체 수단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은행 계좌 없이도 인터넷만 있으면 달러 가치에 연동된 자산을 보유하고,
송금·거래·저축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국 통화가 인플레이션으로 흔들릴 때,
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의 신뢰를 온라인으로 옮긴 버전이 된다.
거래 수수료는 낮고 속도는 빠르며,
국경 간 송금에서도 중개은행이 필요 없다.
즉,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달러를 직접 보유하는 법” 이다.
유로달러가 금융 시스템의 틈새에서 태어났다면,
스테이블코인은 기술적 혁신 속에서 태어난 디지털 달러화다.
💱 스테이블코인과 환율의 관계
그렇다면 자국 통화로 스테이블코인을 사면 환율이 적용될까?
정답은 그렇다.
예를 들어 원화로 USDT를 구매하면,
그 시점의 달러 환율이 그대로 반영된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1:1로 고정되어 있으므로
달러 가치가 변하지 않는 한,
스테이블코인 내부 거래에서는 환율이 개입하지 않는다.
즉, 환율 노출은 진입(구매)과 이탈(환전) 시점에만 존재한다.
이는 달러 예금과 동일한 원리다.
한국인이 유로달러 계좌에 돈을 넣거나
스테이블코인을 살 때 모두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순간” 환율이 반영된다.
⚖️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의 관계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거래될까?
엄밀히 말하면 아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달러’ 다.
둘의 역할은 다르지만,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대부분의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BTC/USDT, ETH/USDT처럼 스테이블코인을 기축자산(Base currency)으로 사용한다.
즉,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의 수단이라면,
스테이블코인은 ‘거래 단위’로 작동한다.
금본위제 시대에 금이 달러의 뿌리였다면,
지금의 블록체인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금의 위치,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의 위치를 맡고 있는 셈이다.
🧠 결론: 유로달러 → 스테이블코인, 달러 패권의 디지털 확장
유로달러는 “미국 밖에서 태어난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밖에서 태어난 달러” 다.
두 제도 모두 달러를 약화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달러의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장시켰다.
유로달러는 미국의 금융규제를 피하며
달러를 세계 무역의 중심으로 만들었고,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달러를 국경 없는 디지털 네트워크로 옮겨 놓았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의 대체제가 아니라,
달러 패권의 디지털 후계자다.
유로달러가 세계 금융의 그림자였다면,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빛이다.
📌 핵심 정리
- 유로달러: 미국 밖, 규제권 외부에서 운용된 달러
- 스테이블코인: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달러
- 환율: 자국 통화로 매수·매도할 때만 적용
- 비트코인 관계: 금과 달러의 관계처럼 보완적
- 결론: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패권의 기술적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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